생활정보

제왕절개 후기 및 무통주사, 수술 후 통증 경험담

오예예 2024. 9. 23. 21:08

제왕절개 후기 공유해보려고 한다. 무통주사 및 수술 후 통증 경험담도 늘어놓아보겠다. 철두철미하지 못하고 겁많은 사람의 출산 후기.

제왕절개 후기

나는 임신을 하기 전부터 출산을 한다면 제왕절개로 하겠다고 생각했다. 워낙 겁이 많기도하고 굳이 굳이 그 예측 안되는 통증을 다 겪어가면서 출산을 하고싶지 않다는 생각이었다.

게다가 자연분만을 시도했다가 실패해서 결국 제왕절개 수술로 출산했다는 사례를 꽤 봤기때문에 제왕절개에 대한 내 생각은 흔들림이 없었다.


제왕절개 장점?

  • (긴급상황이 없다면) 원하는 날짜, 원하는 시간에 출산이 가능한 편
  • 수술 자체는 30분 내외로 금방 끝난다

제왕절개 단점?

  • 어쨌든 배를 가르는 수술이기때문에 수술부위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음.
  • 게다가 기타 합병증이나 위급상황 발생 가능성 존재함. (제왕절개 역시 마찬가지이긴함)
  • 수술 부위 통증이 심하고 자연분만에 비해 회복시간이 길다
  • 수술부위 흉터가 남음. (체질에 따라 켈로이드 문제)

이 정도로 제왕절개의 장점과 단점을 정리해 볼 수 있겠다.

제왕절개 수술 후기

제왕절개 출산일은 담당 의사의 스케쥴과 나의 예정일을 맞추어서 정하게 된다. 일부 병원은 수술 가능한 기간에 원하는 날짜와 시간을 1-2개월 전부터 정해서 알려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사주팔자를 고려해서 날짜를 받아서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더라.

나는 의사가 많이 바쁘지 않을 것 같은 화요일 아침으로 선택해서 날짜를 잡았다. 무서워서 출산 후기는 자세히 찾아보지 않고 대충 30분 정도면 끝난다만 알고 갔다.

제왕절개 수술 당일

아침 시간 수술이라서 전날 저녁을 마지막 만찬으로 즐기고 일어나 간단한 샤워하고 병원에 갔다. (자세한 사항은 병원에서 알려줌) 남편이랑 긴장해서 병원에 도착했는데 병원 도착 후 부터는 정신없이 후다닥 진행되었다.

우선 병원 입원실에가서 병실 배정을 받고, 수술복으로 갈아입었다. 그 후 주사 바늘 꽂고 기본적인 수술 진행과정 설명 들은 후 수술부위 제모를 했다. 이때 남편이 통증완화 연고랑 방수 밴드를 사와야 했다.

잠깐 대기 후에 수술실로 이동했고 의사가 오기를 기다렸다. 옆에 나와 같이 출산할 산모들이 있어서 약간 긴장이 덜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하고.

담당 의사가 수술 진행 방식, 위험성 등 설명해주고 동의서 작성하면 이제 수술실로 가는 것만 남는다. 내가 다닌 산부인과는 마취과 의사가 한 명이라 그런지 수술 시간이 30분? 15분? 차이가 나게 일정이 잡힌 것 같았다. 내 옆 침대의 산모가 수술실로 들어가고 곧이어 나도 이름불려 수술실로 들어갔다.

수술실은 처음 들어가보는 거라 어리둥절 했는데 간호사분들이 수술복 입히더니 바로 마취과 선생님 옆 수술실에서 넘어 오셔서 마취가 진행되었다. 옆 방에서는 나보다 먼저 들어간 산모님의 아기가 태어나고 있었다.

내가 너무 얼떨떨해서 이제 낳는거에요?라고 물어보기도 했다. 남편이랑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들어가서 황당했는데 곧이어 남편이 멸균복입고 따라 들어왔다.

제왕절개 마취주사가 엄청 아프다는 얘기를 어디서 듣고 긴장했는데 나는 마취주사는 하나도 안아팠다. 마취가 진행되는 것 자체가 공포스럽기는 했는데 의사가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안심시켜줘서 마음편하게 있으려고 노력했다.

하반신 마취가 되었고, 간호사들이 내 배에 빨간색 약을 막 바르더니 담당 의사가 와서 수술을 시작했다. 남편이랑 손꼭 잡고 기다리는 그 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수술 시작하고 진짜 얼마 안되어서, 체감상 3분? 아기가 나오는 분위기가 느껴졌는데 쑥 쉽게 나오는게 아니라 아기를 좁은 절개부위로 꺼내야 하는 거더라. 간호사들이 내 몸을 누르고 아래쪽에서는 아이를 잡아당겼다. 그리고 뿅 - 아이 나왔습니다라고 했던가. 내 눈 앞에 아기가 으앵 울고 있었다.

남편이 탯줄 자르는 의식을 진행하고 아기는 바로 신생아실로 이동하고 나는 봉합이 진행되었던 것 같다. 하반신마취라 의식이 다 있기때문에 말도 할 수 있고 모든게 다 느껴짐. 마취약 때문인지 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고, 만약 그런 느낌이 들면 말해야한다. 실제로 토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본인의 상태를 계속 말하면 좋을 것 같다.

후처치할 때 잠들게 해주냐고 물어봤는데 생각보다 무섭지 않고 괜찮아서 그냥 하반신마취만 한 상태로 마무리했다. 처치가 끝나고 침대 위로 옮겨져 회복실로 이동했다. 이때 아기를 잠깐 다시 만나볼 수 있었다. 그런데 아기가 너무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있어서 안쓰러웠고 느낌이 이상했다. 내 뱃속에 있던 아기가 이제 밖에 있다니!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마취에서 수술, 후처치까지 생각보다 무섭거나 아프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수술을 앞두었다면 너무 긴장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안심하세요.

제왕절개 수술 통증 ?

회복실에 있을 때에는 통증이 아직 없었는데 입원실로 옮겨지고 서서히 마취가 풀리면서 통증이 느껴졌다. 무통주사도 맞기 시작했는데 점점 통증이 심해졌다. 와 이렇게 아프다고? 이걸 견뎌낸다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내 친구는 수술 후 마취풀릴때 나랑 카톡도 했는데 도대체 어떻게 한건가 싶게 나는 너무 아파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진짜 너무 아파서 거의 울기 직전이었다. 울었나?

무통 주사는 약 투여량을 조절할 수 있는데 늘려도 통증이 완화되는지는 잘 모르겠었다. 아프면 누르자. 걱정말고 누르자. 추가로 엉덩이 주사로 진통제를 맞는 방법도 있으니 알아두고, 간호사나 의사에게 요청하면 되겠다. 

옆 방 산모님은 무통주사를 안맞던데 도대체 왜그러셨는지 모르겠고 이 고통을 어떻게 참아내셨는지 묻고싶다. 당신은 어떤 사람입니까.

역시나 제왕절개 수술 통증 정도도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제왕절개 수술 후 걷기: 장기유착 방지

수술 첫 날 밤은 너무 아파서 뜬눈으로 지새웠다. 눈감았다 뜨면 5분 지나있고, 돌아가는 시곗바늘만 바라보면서 견뎠다. 마취가 풀리고 통증이 약간 정말 약간 나아지면서는 하반신을 움직이기위한 몸부림을 해야했다. 수술 후 장기유착 방지를 위해서는 빨리 일어나서 걸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제왕절개 수술 후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 것부터 지옥이다. 몸을 일으켜 두 다리를 침대 밖으로 움직이고 몸을 일으키는 과정이 진짜 고통의 연속이다. 기억할 것은 배에 힘주고 일어나는게 아니라 두 다리와 엉덩이에 힘을 주고 스쿼트하듯 일어나야 한다.

또 가스가 나와야 하는 것도 중요한데 자연적으로 나오지 않으면 좌약을 넣어서 나오게 하는 방법도 있다. 너무 나오지 않는다면 간호사에게 요청해서 좌약을 넣어보자.

나의 경우 어깨가 너무 아파서 고통을 호소 했더니 의사와 간호사분들이 가스가 안빠지면 이렇게 다른 부분이 아플 수 있다고해서 열심히 걸었는데도 가스가 안나왔다. 결국 좌약을 넣었고 가스 배출에 성공했다.

무통주사 한 병을 다 써도 고통이 계속되어서 추가로 무통주사를 맞았다. 4박 5일 입원해 있었는데 3일까지도 많이 아팠던 것 같다.

게다가 병원 침대가 너무 불편해서 허리와 골반이 찢어질 것 같은 고통이 찾아왔다. 경험있는 분들은 토퍼를 챙겨오기도 하더라. 출산하면서 골반이나 허리에 통증이 생겼는데 침대까지 불편하니까 진짜 수술부위 통증 못지 않은 고통이었다.

그래도 퇴원할 때쯤에는 수술부위 통증은 많이 사라졌다. 물론 이때도 몸의 컨디션이 정말 안좋고 퉁퉁 붓고 한걸음 한걸음이 조심스럽다. 수술 부위는 여전히 아프다. 한달이 지나도 아프다는 사람도 있으니 이 역시 사람마다 다른 것.

진짜 너무 아팠던 수술 당일과 그 후 며칠은 이걸 다 겪은 사람들은 미쳤다... 이걸 두번하는 사람은 더 미쳤다 이렇게 생각했다. 또 지나고나니 기억이 안난다고 말하던 사람들을 떠올리며 웃기지 마...이랬는데 지금 몇개월 지났다고 나도 잘 기억이 안나려고 한다.

나는 이런 큰 수술은 처음이라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무섭지 않은 분위기에 아기를 드디어 만나는 순간이라 그런지 웃으면서 그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제왕절개 수술을 앞두셨다면 너무 겁먹지 마시라고 얘기해주고싶다.